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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축사(감포중고운영위원장 김윤정)


대구경북교육신문 기자 / tgedunews입력 : 2020년 01월 10일
먼저 3년의 과정을 잘 마치고 한 걸음 나아가는 졸업생들께 세상을 다 가져도 좋을 축하 인사를 전합니다.
더불어 우리 학생들 이렇게 어엿하게 성장하도록 이끌어주신
박 준빈 교장선생님과 변용택 교감선생님을 비롯한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소중한 자녀들이 이토록 멋지게 성장하여 오늘처럼 아름다운 날을 맞도록
아낌없는 사랑을 주신 부모님들 또한 정말 애 많이 쓰셨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인디언 오마스족의 격언같이 저희 자식들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시고 보살펴 주신 월성원자력 본부와 경주시수협을 비롯한 각 기관들, 그리고 감포장학회와 동창회, 해송 감포지역아동센터에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졸업생 여러분!
오늘은 모두 듬뿍 축하 받아야 할 날입니다.
스스로에게 칭찬할 뿌듯한 학창시절을 보냈을 꺼라 생각합니다.
이제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다보면 내 인생의 목표를 무엇으로
삼아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여러분과 같은 시기 잡다한 생각에 사로잡혀 진지한 생각이나 고민을 해 보지 않았습니다.
적당히,~~ 적당한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또 적당한 대학교를 가는 것 까지는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아 저의 매사는 최고가 적당~하였고 그 수준에 못 미칠 때도 많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어찌 되겠지 하는 지나친 자기 긍정의 철학으로 학교 공부는 당연하고 노는 날마다 집에서 책과 씨름하던 친구에게 ‘공부 너무하면 머리 돌아서 미친다’며 바람 쐬러 가자고 꼬셔서 송대말 등대, 오류 해수욕장에 부는 바람 많이도 맞혔습니다.
그나마 그 친구가 그 바람을 맞으면서도 정신 줄을 놓지 않아 요즘 청년들의
꿈이라는 공무원이 되었기에 옛 이야기를 웃으며 하지만 그 친구를 볼 때마다 내심 ‘내가 니 인생 조질 뻔 했다’ 싶어 사죄하는 마음으로 커피 값이라도 제가 내려고 무던히 노력합니다.
눈치 빠른 여러분들은 대략 감 잡으셨죠.
예~~ 저는 샛바람, 갈바람 잡고 다니느라 대학에 떨어졌습니다.
그 때 처음 제 인생이 너무 한심해서 울었습니다.
학창시절 내내 한 번도 치열하게 공부해 본 적 없고, 인생에 대해 고민해 본적은 더더욱 없었는데 뭘 잘했다고 우는지 스스로도 참 한심했습니다.
가고 싶은 대학의 문과 제 실력의 괴리가 너무 커서 두려웠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길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세상 모든 부모가 그렇듯이 저보다 저에 대한 믿음이 컸던 아버지가 재수를 권하셨습니다.
무려 30년 전 세월입니다. 실력이 뻔한 딸에게 노력이 부족했다고 하시며
부산광역시씩이나 가서 재수를 하라고 하셨는데 한 번 치뤄 본 시험이라 약간의 자신감도 있었고,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어 부산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저는 부산행 좀비를 만났습니다.
물론, 부산에서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부산행으로 시작된 재수 시절,
공부하다 죽어도 시원찮을 9월에 머리 땀난다며 바람 쐬러 가자고 꾀는 친구 따라 나섰다가 저는 신세계를 보게 됩니다.
도심 한 가운데서 테트리스라는 토네이도를 맞았습니다.
테트리스 아시죠. 블록을 모양에 맞춰 일자로 쌓아 계속 무너뜨려야 이기는 게임입니다.
저는 두 달 동안 혼혈의 힘을 다해 공부 대신 블록 깨고 또 깼습니다.
이쯤 되면 결론 말씀 안 드려도 아시겠죠.

졸업생 여러분!
저는 아직도 후회합니다.
학창시절 단 한 번이라도 죽을 만큼 공부해 볼걸, 단 한번이라도 충실하게 학교생활 해 볼걸, 그리고 부산행 영화 주인공이 좀비로부터 딸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인 것처럼 테트리스 좀비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 몸부림이라도 쳐 볼걸...
저는 지금 서울대학교에 입학해도 저를 믿어주신 아버지께 믿음을 보답할 수 없습니다. 아버지는 이미 저 세상으로의 여행을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후회가 꿈을 대신하는 순간 청춘은 지나가기 시작합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부끄럽기도 하고 우습기도 한 제 얘기를 굳이 말씀드리는 것은 세상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테트리스 같은 쓸데없는 유혹에 시간 쓰지 마시고, 별 것도 아닌 사소한 것에 미련두지 마시고, 어느 때 어떤 곳에서라도 그 순간 주어진 여러분 인생의 정말 중요한 일에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언제나 꿈꾸며 그 꿈을 성취하려고 노력한다면 밝은 미래가 펼쳐질 것입니다.
다가올 미래에 희망을 품는 여러분 되시는 축복이 함께 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늘 받으신 장학금은 낭비하지 마시고 예금하셔서 미래를 보장 받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대구경북교육신문 기자 / tgedunews입력 : 2020년 0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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