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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학교의 행복,그리고 기적(황영미)


대구경북교육신문 기자 / tgedunews입력 : 2020년 01월 10일

저의 모교인 사방초등학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또한, 저의 두자녀에 관한 이야기이도 하구요.저는 결혼 후 경주시내에서 살림을 차렸고, 어느덧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아이들은 조금씩 성장하였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몇 년 전부터 불안한 마음에 학습지를 몇 개씩 시작하였습니다.그것이 아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라는 생각도 하였던 것 같습니다.가, 나, 다, 라, 일, 이, 삼, 사.......를 틀리면 큰일 날 것처럼 아이들을 야단을 친 것 같기도 합니다.그러면서 어느새 아이들은 시내초등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당시에 저는 직장을 다녔기에 사랑스런 아이들을 오전 학교수업이 마치면 미술학원으로 보내어, 해가 질 때까지 학원에 모든 걸 맡겼습니다.그 당시 미술학원은 모든 걸 충족시켜 주었습니다.콘크리트 작은 공간 안에서 수십 명의 아이들이 공부를 하고, 그림을 그리고 ,피아노도 치고,아이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는 간식까지 챙겨주는 곳이었죠.어쩌다 시간 내어 학원을 방문했을 때 저를 쳐다보는 아이들의 지친 눈망울은 아직도 잊히지가 않아 한 번씩 가슴 한편이 시려오곤 합니다.그 당시엔 아이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을 전혀 몰랐던 것 같습니다.그러던 어느 날, 저의 소중한 친구에게서 연락이 옵니다.바로 옆집에 살면서 사방초등학교를 같이 다녔고, 현재까지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친구입니다.친구의 영어수업은 중고등학생이 많다보니 밤늦게 수업을 마쳐, 자연스럽게 친정 부모님의 도움을 받게 되었고, 자녀는 사방초등학교에 입학을 하였습니다.자녀가 다니는 이유가 제일 컸겠지만, 모교라는 영향으로 친구는 시간이 날 때마다 작은 학교에 관심을 기울이며 학교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습니다.그리고 학교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주면서,저에게 “훈이와 채연이를 전학시켜보지 않을래? 라고 하더군요.저의 모교여서 이었을까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래”라고 대답을 하였죠.그 당시 사방초등학교 전교생은 26명이었습니다.인원이 워낙 적다보니 학교가 폐교위기에 처해 있기도 한 상황이었습니다.이러한 작은 시골학교에 전학을 보낸다는 것이 걱정이 아주 안 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현재 시내에서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학습지까지 해야 하는 상황보다는 백배 천배 나을 것이라는 , 아이들이 너무나 행복해 할 것 같다는 막연히 믿음이 생기더군요.그래서, 반대하던 남편을 먼저 설득시켰고, 죽어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던 학습지와 학원을 중단시켰습니다.그 결과 우리 아이들은 경주시내에서 최초로 사방학교로 전학간 1호였죠.드디어, 큰아이는 4학년을, 작은아이는 2학년을 사방초등학교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모든 아이들은 틈만 나면 운동장을 누비벼 뛰어다녔고, 아이들이 적은 탓에 합반수업을 많이 하다 보니 모두가 친구였습니다.몸이 불편한 친구도 작은 학교에서는 전혀 불편하지 않은 , 싸움질도 한 번씩하고, 도와주고 배려해주는 그냥 평범한 친구였죠.작은 학교의 부모님들은 시간이 허락되면,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좀 더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였고, 작지만 의미 있는 행사들도 자주 하였습니다.특별히 더 기억에 남는 않는 행사가 하나 있습니다.주말을 이용하여 가족들도 함께 동참하여 ,학교운동장에서 텐트를 치고 1박2일을 보내는 행사였습니다.낮에는 게임을 하고, 벽화를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나누어 먹었죠.밤에는 캠프파이어를 하며, 춤추고 노래를 부르고, 소원을 빌며 타임머신을 만들었죠.교장선생님과 모든 선생님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행사였습니다.그렇게 하나둘 추억을 쌓아갔고, 선생님들과 아이들의 관계는 수직보다는 수평에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이러한 노력의 결과였을까요?작은 학교의 행복소식이 퍼지면서 학생들의 숫자는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그렇게 된 것에는 소중한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절대로 우리 사방학교는 폐교 되서는 안 된다는 총동창회 선배님들께서 뜻이 모여서 물심양면 도와주신 것입니다. 스쿨버스지원에서부터 나열하자면 너무나 많지요.너무나 감사한 일들이었지요.이러한 노력들이 쌓이고 쌓여서, 아이들과 부모님들은 돈으로는 절대 살수 없는 행복을 선물을 받았고, 드디어 작은 학교는 폐교위기에서 벗어나는“기적”을 이루어낸 것입니다.어느새, 몇 년이 훌쩍 지나 저희 아이들은 졸업을 하였고,큰아이는 현재 군복무중이고, 작은아이는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지금도 가끔, 아니 자주 생각해봅니다.만약 그때, 작은 학교로의 전학이라는 결단을 내리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상상하기조차 싫으네요.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수많은 갈등을 하며 어떠한 선택을 하였겠지만,모든 순간들 중 최고의 선택은 사방초등학교라는 작은 학교로 전학 보낸 것이라고 자부합니다.요즘은 예전보다는 아이들의 행복에 가치를 두는 학교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기도 합니다만,아직도 너무나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이 바뀌지 않는 이상, 큰 변화를 기대하지 못할 수는 있겠지요.마음은 작은 학교를 원하지만, 막상 결정을 못 내리는 부모님들을 많이 보았습니다.하지만, 진정 내 아이를 사랑한다면, 진정 행복해지기를 원한다면 우리 부모님은 어떤 결정을 내려야할까요?진정 아이들이 원하는 삶은 무엇일까요?   



대구경북교육신문 기자 / tgedunews입력 : 2020년 0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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